현대홈쇼핑이 과거 대표 판매 채널 중 하나였던 종이 카탈로그를 부활시킨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TV 방송 위주로 전환한 지 수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우편 발송을 시작한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지난 2018년 중단했던 카탈로그 사업을 7년 만에 재개한다. 현대홈쇼핑 카탈로그는 2008년까지만 해도 매달 150만 부를 발행하며 여성지를 압도하는 발행 부수를 자랑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 등에 따라 카탈로그를 통한 판매 비중이 감소하면서 발행 부수가 줄었고 2018년 해당 사업을 중단했다.
당시 주요 4개 홈쇼핑사(CJ오쇼핑, GS샵,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가운데 현대홈쇼핑이 처음 카탈로그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현재 한국 홈쇼핑 회사 중 카탈로그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롯데홈쇼핑과 NS홈쇼핑 2곳이다.
이번 결정은 디지털 전환 흐름과는 다소 배치되는 행보다. CJ온스타일, GS샵 등 경쟁사들이 모바일 앱 최적화, 인공지능 기반 추천 시스템, 라이브커머스 기술 등에 집중하며 온라인 유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와중에, 현대홈쇼핑이 다시 카탈로그를 꺼내 든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복고 감성을 소비 포인트로 삼는 MZ(1980년~2000년대 출생)세대, 실물 매체에 익숙한 시니어 세대 모두에게 소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홈쇼핑은 이를 위해 카탈로그 전체 상품의 절반가량은 TV나 모바일에서 볼 수 없는 단독 상품으로 채워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시대에 역행한다는 시선도 있다. 환경, 물류비, 고객 데이터 기반 정밀 공략 등이 중요한 시점에 수십만 부의 종이 카탈로그를 대량 발송하겠다는 것은 오프라인 전성기 시절에나 통했다는 얘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앱을 켜면 실시간으로 리뷰와 최저가를 비교할 수 있는 시대”라며 “종이 매체를 되살리는 건 과거로의 회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