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디케어 브랜드 ‘배스 앤 바디 웍스(Bath & Body Works)’가 내달 1일부터 국내 판매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위치한 배스 앤 바디 웍스 매장. /민영빈 기자

뷰티업계에 따르면 배스 앤 바디 웍스는 다음 달 1일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25%를 인상한다. 대표제품 가격 인상률을 보면, 2만7000원짜리 웰니스 샴푸·컨디셔너는 22% 인상돼 3만3000원에 판매된다. 8000원짜리 핸드크림은 25% 오른 1만원에 판매된다. 1만9000원짜리 시그니처 바디워시·로션·미스트는 26% 오른 2만4000원에 팔린다.

배스 앤 바디 웍스는 바디워시·비누·로션·향수·양초 등 다양한 향이 담긴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19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4년 신세계백화점이 배스 앤 바디 웍스의 국내 유통권을 단독으로 확보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첫 매장을 열었다.

현재 단독 운영 중인 매장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 파르나스몰 등 3곳이다. 올해부터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신세계백화점으로부터 배스 앤 바디 웍스 국내 사업권을 넘겨받아 국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과 관련, “미국 본사의 가격 정책에 따른 것” 이라며 “평균 25% 인상된다”고 했다.

다국적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 그룹도 지난 2월 1일부터 자사 보유 프리미엄 브랜드인 랑콤과 키엘, 입생로랑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7~3.3% 인상했다. 일본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시세이도 그룹은 지난 17일부터 40여 개 제품의 가격을 1~10% 올렸다. 도브·바세린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다국적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도 올해 1분기에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7% 올렸다.

관련 업계에서는 수입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가격 인상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원화 가치 하락) 같은 제품이더라도 한국으로 수입할 때 더 많은 비용이 든다”며 “고환율로 인한 마진 감소를 감내하기 어려워지면 가격 인상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브랜드들은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있어 가격을 올린다고 하겠지만, 결국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그 비용을 모두 내는 셈”이라며 “가격 인상폭이 과도하면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