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30일 국내 재계 총수를 잇달아 만나 ‘릴레이 면담’을 이어가고 있다. 오후 3시 현재까지 한화(000880)그룹 3형제, 이해진 네이버(NAVER(035420)) 의장,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등이 트럼프 주니어와의 대화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총수들과의 면담은 시간과 동선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극비리에 이뤄지고 있다.

30일 트럼프 주니어가 있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의 커피숍에 모습을 드러낸 김동원(왼쪽)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연합뉴스

이날 재계에 따르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452260)·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오전 8시쯤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복을 갖춰 입은 이들은 기업 총수 중 앞 순서로 트럼프 주니어와 릴레이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이 미국에서 조선과 태양광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그룹 3형제는 면담 후 오전 8시45분쯤 호텔 이스트동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커피를 포장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장남 김 부회장은 트럼프 주니어 면담 후 이날 오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는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이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남 김 사장은 커피를 들고 본인 차량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면담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그냥 편하게 커피 마시러 왔다”고 답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뉴스1

최근 이사회로 복귀한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의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 만나 AI(인공지능) 등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유일하게 면담에 참여했다. 양 회장은 다양한 투자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유열 롯데지주(004990) 미래성장실장 부사장(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의 면담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 부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사절단과 동행해 지난 28~29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이후 신 회장은 베트남으로 이동해 현지 사업 점검 등 남은 일정을 소화하고, 신 부사장은 트럼프 주니어와의 만남을 위해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롯데 제공

트럼프 주니어는 이 밖에도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회장, 구자은 LS(006260)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003490) 회장 등과도 면담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와 국내 재계 총수들과의 만남은 관계자 외 접근이 차단된 호텔 내 별도의 보안 구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건물 내 이동 동선도 취재진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개별 면담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사이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29일 오후 6시20분쯤 전세기편으로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이후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의 자택으로 이동해 오후 9시부터 2시간가량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오후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