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이 오는 25일부터 국내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한다. 이 브랜드는 올해 1월에도 3~4%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불과 4개월 만에 또다시 가격을 인상한다. 이번 인상은 매년 5월쯤 이뤄지던 정기 인상 시기보다 앞당겨졌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습 인상’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클리프 아펠은 매년 5월 전후로 전 세계적으로 가격을 조정해 왔다. 올해는 환율 변동의 영향으로 한국 내 인상 폭이 해외 시장보다 클 전망이다. 미국, 유럽 등 다른 주요 시장에서는 5% 내외로 인상되는 반면, 국내 제품은 평균 10% 인상된다. 인상 대상은 전 제품군이지만, 그중에서도 입문 제품으로 인기가 높은 ‘빈티지 알함브라 마더오브펄’ 컬렉션의 인상 폭이 두드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반클리프 아펠의 모회사인 리치몬트(Richemont)의 니콜라스 보스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말 “금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얼리 가격 인상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난 1월에도 환율을 이유로 한국 등 일부 시장에서 3~4%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한국의 경우 반년도 채 되지 않아 두 번이나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예년보다 1~2주 앞당겨 가격 인상이 시행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습 인상’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지난 1월에도 별도의 사전 고지 없이 가격을 올린 탓이다.
한편 이달 중 반클리프 아펠뿐 아니라 이탈리아 주얼리 브랜드 포멜라토(Pomellato),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OMEGA), 불가리(Bvlgari·시계 부문) 등이 이미 가격을 인상했다.
리치몬트 그룹의 또 다른 주얼리 브랜드인 까르띠에(Cartier)도 다음 달 정기 인상이 예정돼 있다. 스와치(Swatch)그룹 산하 럭셔리 시계 브랜드 론진(Longines)은 오는 6월 가격을 올린다.
명품 업체들은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을 이유로 든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 인상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도 최근 1년 새 수차례 가격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환율이나 금값 상승을 이유로 들기에는 인상 주기가 지나치게 짧아졌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명품 수요가 늘면서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낮아진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