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윤이 나윤이 화이팅!”
20일 오후 3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연두색 티셔츠를 입고 엄마나 아빠 손을 잡은 아이들이 출발선 앞에서 함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열린 국내 유일 수직 마라톤 대회인 스카이런의 키즈 부문 참가자들이다.
스카이런(SKY RUN)은 롯데월드타워 123층, 555m, 총 2917개의 계단을 오르며 각자 한계에 도전하는 이색 스포츠 대회다. 대회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참가 인원은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 등 총 2100명이다. 롯데물산이 주최한다.
올해는 특히 보호자와 함께하는 ‘키즈 스카이런’ 등 프로그램이 비경쟁 부문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참가 부모와 아이들은 일반 참가자의 민트색과 다른 연두색 티셔츠를 입고 타워를 올랐다. 7세 자녀와 참가한 이명주(42)씨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123층을 모두 등반하는 완주 경험이 아이와 저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 것같아 참가했다”고 말했다.
비경쟁 부문에서는 다양한 도전이 강조됐다. 참가자 연령대도 부모 품에 안겨 참가한 16개월 아기부터 77세 최고령 참가자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장재훈 롯데물산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이번 대회는 ‘사랑으로 함께하는 아름다운 도전’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며 “대한민국 가장 높은 곳 123층으로 향하는 참가자 모두 큰 성취감과 특별한 추억을 만드시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소방·경찰도 참여했다. 서울시 소방관 25명이 훈련을 위해 방화복과 헬멧, 공기호흡기를 착용하고 참가했다. 해양경찰들도 단체로 계단을 올랐다. 은평소방서 소속의 이한희 소방사는 “한계를 느껴보려고 참가했다”며 “시간제한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서 오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쟁부문은 남녀 최고 기록 경신… 외국인 비중 확대
앞서 오전 9시부터 열린 올해 경쟁 부문에서는 남녀 모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남자 부문에서는 지난해 우승자 안봉준씨(37)가 지난해보다 1분 단축된 18분 32초의 기록으로 우승자 자리를 지켰다.
여성 부문은 전년도 우승자인 김보배씨를 꺾고 53세 김현자씨가 우승을 차지했다. 김씨는 21분 8초를 기록했다. 그는 “남편을 생각하면서 뛰었다. 행복하다”며 “남편에게 (상금으로) 좋은걸 사주려 한다”고 말했다.
경쟁 부문 중 기록이 우수한 1등부터 3등까지의 남녀 참가자들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롯데상품권 123만원, 시그니엘 서울스테이 2인 식사권, 30만원 상당의 스파이더 제품 등 시상품이 주어진다.
이날 현장에는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온, 롯데칠성음료, 롯데의료재단 부스를 차려 홍보를 함께 진행했고, 메인 타이틀 스폰서인 스파이더는 참가자들을 위한 마사지 부스를 차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출발선 근처에서는 스포츠 테이핑 업체인 나사라테이핑이 참가자들에게 테이핑을 진행했다. 이번 대회로 모인 참가비 전액은 ‘보바스어린이의원’에 참가자 개인 명의로 전액 기부된다.
롯데물산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참가자들 비중도 늘었다. 영국, 프랑스,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약 18개국에서 참가했다.
특히, 외국인 인플루언서로 구성된 서울관광재단 ‘글로벌 서울 메이트’가 참가했다. 멕시코 국적의 참가자 다이애나 듀란테씨는 “스카이런은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매우 독특한 체험인 것 같다”며 “다음번에는 연습을 더 열심히 해서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물산 측은 향후 스카이런 홍보를 통해 외국인 참여 비중을 점점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송혜림 롯데물산 마케팅팀 책임은 “올해는 서울관광재단과 함께 준비해 더 많은 외국인 참가자들이 자리했다”며 “대한민국 랜드마크를 대표하는 행사인 만큼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