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0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XYZ에서 열린 쿠팡의 ‘메가뷰티쇼’ 팝업스토어 현장. 방문객들은 화장품이 아닌 샴페인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섰다. 방문객들은 마카롱과 스콘 등 쿠팡 측에서 제공한 음식을 먹기도 했다. 현장에선 방문객 본인만의 취향을 담은 ‘커스텀 립밤’ 만들기 행사도 열렸다.
일주일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지그재그의 첫 뷰티쇼에서는 행사를 다 본 방문객들에게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트림의 정석) 아이스크림을 나눠줬다. 사은품으로 제공된 작은 파우치에 스티커를 붙여 꾸미는 이벤트도 열렸다. 지그재그는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이다.
유통 플랫폼 간 뷰티 행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동소이한 행사가 우후죽순 격으로 쏟아지자 관련 업체들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실제 관련 행사는 이미 많다. 패션·뷰티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해 두 차례 ‘뷰티 페스타’를 열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컬리도 ‘컬리뷰티페스타’를 개최했다.
쿠팡은 이날 행사에서 고객 체험을 강조했다. 브랜드 홍보 부스 외에도 다양한 제품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뷰티 디바이스 체험존도 있었다. 루프탑 라운지에는 방문객이 색과 향을 골라 만드는 커스텀 립밤 체험 공간과 ‘인생네컷’ 포토부스, 케이터링 파티 공간 등이 있었다. 모두 색다른 체험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지그재그도 최근 ‘지그재그 뷰티쇼’를 처음 열었다. 색조·기초·향수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들을 한자리에 모은 체험형 전시를 진행했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고 사진을 찍으며 공유하는 내용이었다. 요아정과 협업을 통해 아이스크림을 증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뷰티 행사의 시초격인 CJ올리브영은 올해 행사 포맷을 전면적으로 바꾼다. 올리브영은 오는 5월 중순부터 일주일간 서울 용산구 노들섬 일대에서 야외 행사를 개최한다. 각종 체험형 행사와 문화 공연을 마련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플랫폼들이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회사만 다를 뿐 행사들이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존 뷰티쇼들은 브랜드 부스를 일렬로 배치해 홍보하는 동일 구조로 운영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디를 가도 비슷한 경험만 반복됐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자사의 정체성을 드러내기가 어려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요 플랫폼들의 뷰티 행사 중심축이 콘텐츠로 이동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음식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실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플랫폼 간 경쟁이 ‘상품을 얼마나 잘 파느냐’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 어떤 스토리 텔링이 이어지는지가 중요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