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 소노·쏠비치·비발디파크와 골프장 소노펠리체를 운영하는 대명소노그룹의 2세이자 외동아들인 서준혁(43) 부회장이 올해 회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부회장에 오른지 4년여만이다.
아울러 상속권 분쟁이 일었던 남매간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며 장남으로 경영권 승계가 확고해졌다. 이 회사는 리조트업계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이상을 거두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1일 리조트업계에 따르면 서준혁 부회장은 올해 1월 1일부로 대명소노인터내셔널 회장으로 승진했다.
업계에선 서 부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의 회장이 된 만큼 소노그룹 주인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2021년 자회사였던 소노인터내셔널은 지주회사인 대명소노그룹을 역(逆)합병하면서 그룹 지주회사가 됐다.
남매와의 지분 정리도 끝난 모양새다. 이달 1일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021년 흡수합병했던 건설 부문을 인적 분할해 대명건설을 떼어냈다. 건설 대표직은 서 회장의 누나인 서경선(44) 대표가 맡았다.
어머니인 박춘희(69) 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대명소노그룹 회장직을 이어간다.
소노인터내셔널은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 휴양 콘도미니엄 분양관리운영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1987년에 설립된 회사다. 고(故) 서홍송 회장이 세운 대명주택이 모태다. 서 회장 별세 이후 배우자인 박춘희 대명소노그룹 회장과 1980년생인 아들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현재 소노·쏠비치(호텔·리조트), 오션월드·비발디파크·골프장(레저·스포츠), 소노시즌(가구) 등을 운영 중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이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며 서 회장의 모친인 박춘희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77.03%를 갖고 있다(2021년 기준).
2001년 서 창업주의 별세 후 박 회장이 미성년자였던 첫째딸 서 대표와 막내딸 지영씨의 상속권 포기 절차를 대신 밟으면서 대명콘도(현 소노인터내셔널) 지분을 박 회장과 서 회장이 각각 37.7%, 36.4%씩 나눠 갖게 됐다.
이후 성인이 된 지영씨가 상속재산 분할 합의 무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소송을 취하했다. 현재 지영씨는 개인 사정으로 그룹 경영 일선에서도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준혁 체제 본격화... 멈췄던 IPO 강행하나
서 회장 체제가 본격화함에 따라 기업공개(IPO) 작업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대명소노그룹은 2019년 당시 지주사였던 대명소노의 IPO를 위해 2019년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상장을 통해 박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구주 매출 방식으로 처분해 서 회장을 자연스레 최대 주주로 오르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사업 부진 및 투심 위축 등으로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이어 대명소노그룹은 2021년 소노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대명소노, 대명건설, 대명피티피앤이, 대명호텔앤리조트제주, 소노펫앤컴피니 등을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단일화했다.
그러나 이달 건설 부문을 다시 떼어냈다. 건설업 악화로 인해 2019년 400%였던 건설 부문 부채가 2021년 945%까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서 부회장은 향후 IPO를 재추진하기 위해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IPO를 추진했던 2019년 당시 대명소노그룹은 적자를 지속했으나, 코로나 특수를 누리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합병 전 대명소노그룹의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0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0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소노인터내셔널의 연결 기준 매출은 9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약 1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리조트 업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무난하게 1조원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은 10%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올해 엔데믹(풍토병화) 여파로 국내 고객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해외 뛰어다니는 서준혁 회장… ‘소노’ 알리기에 열중
서 회장은 올해 초부터 해외 출장을 다니며 국내외 호텔과 리조트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2020년부터 현대건설이 보유한 베트남 하이퐁 지역의 송지아 골프앤리조트를 ‘소노벨’ 브랜드로 위탁 운영하고 있다. 위탁 운영 계약 기간은 10년이다.
서 회장은 동남아·유럽·미주 지역에서 호텔 위탁 운영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소노’ 브랜드를 롯데호텔, 신라스테이처럼 해외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알리겠다는 목표다.
국내에서도 2025년 준공 목표로 남해 리조트, 2030년 준공 목표로 보령 리조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현재 당장 IPO 계획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서준혁 회장이 해외 호텔 위탁 운영 등 신사업 발굴을 위해 계속해서 해외 등을 둘러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