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조선DB

한화솔루션(009830)이 한화갤러리아를 다시 인적분할한다. 인적분활된 한화갤러리아는 오는 3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재상장될 예정이다. 업계는 한화그룹의 3세 경영 체제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화솔루션은 13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갤러리아 부문 인적분할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021년 4월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된 지 약 2년 만에 다시 분할된다.

인적분할이 완료되면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승격된다. 회사 측은 경영 효율성 제고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 분할하고 첨단소재 부문의 일부 사업(자동차 경량 소재, EVA 시트)을 물적 분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한화그룹 삼 형제의 독립경영 및 책임경영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화그룹은 현재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태양광·방산·화학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을, 삼남인 김동선 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호텔·리조트·유통을 맡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김동선 본부장의 경우 최근 해외에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하며 경영 활동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동부의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상륙을 유치했다. 파이브가이즈가 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건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에 이어 5번째로, 국내 첫 매장은 올해 상반기 문을 열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 참석 직후 곧장 스페인으로 이동해 한화가 직접 운영하는 이베리코 농장을 찾아 현지 스페인산 이베리코를 활용한 상품을 올 하반기 중으로 선보인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날 한화솔루션 임시주총에서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67.17%가 갤러리아 부문 인적분할의 건에 대해 찬성했다. 의결권 있는 전체주식 1억9119만2077주 중 1억2842만5021주가 찬성했다. 반대 및 기권은 19만2298주였다.

이에 따라 한화갤러리아 부문 인적 분할은 3월 1일, 한화갤러리아 주식회사 재상장은 3월 31일에 진행된다. 분할 비율은 한화솔루션과 한화갤러리아가 각각 89.8%와 10.1%다.

이번 한화갤러리아 인적분할로 인해 최대 주주인 ㈜한화는 지분율이 기존 36.47%에서 37.86%로 늘어난다. 이에 일각에선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진다는 비판 여론도 나왔다.

대주주의 지분율만 높이고, 기존 태양광과 방산 등 수익성이 좋은 사업 부문을 보고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에게 백화점 등 유통 부문에 국한된 한화갤러리아 신주를 주는 것은 큰 메리트(장점)가 없다는 것이다.

13일 오전 한화솔루션 임시주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 /이신혜 기자

이 같은 우려에 한화 측은 한화갤러리아 신주를 기존 주주들에게 분배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는 “한화솔루션은 에너지 솔루션 회사로 발돋움하고자 리테일 사업 부문인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 분할하는 전략적 사업 개편을 단행함으로써 한화갤러리아 주식회사를 설립하고자 한다”며 “인적 분할된 갤러리아 부문의 경우 재상장 예정인 주식을 기존 주주들에게 배정함으로써 주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임시주총 안건 가결에 따라 올해 2월 28일까지 한화솔루션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는 한화갤러리아 주식회사의 신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주식 유동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액면분할 했다”며 “배정기준일인 2월 28일 평균가에 따라 한화갤러리아의 시초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