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함께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을 방문했다. 배우자 한지희 씨의 플루트 연주회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공연에 앞서 먼저 연주회장을 찾은 정 부회장은 대기실에서 한 씨를 만난 후 1시 50분쯤 연주회가 열리는 IBK챔버홀 앞에 나와 이 회장을 맞아 함께 연주회장에 들어갔다.
정 부회장은 남색 정장에 금색 행커치프(손수건)를 배치해 고전적인 패션을 선보였다. 이 회장은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검은색 재킷과 바지 등 검정 의상을 입고 며느리의 연주회에 참석했다.
정 부회장은 어머니와 함께 연주회장으로 들어가는 도중에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관객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기자가 ‘아내의 연주회에 참석한 소감’에 관해 묻자 정 부회장은 답하지 않고 곧장 연주회장으로 들어갔다.
두 모자는 1층 중앙 좌석에 착석해 연주회를 관람했다. 이날 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과 정 부회장의 자녀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정 부회장은 한 씨의 연주회 티켓 발매 당일인 지난달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BF(베스트프렌드)가 독주회 합니다”라며 티켓 예매 링크를 공유하며 아내의 연주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소 클래식에 관심이 많은 정 부회장은 배우자인 한 씨를 클래식 관련 모임 자리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는 미국 오벌린 음악대학 학사, 이화여대 석사를 마친 후 서울대 음악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대기업 오너가 며느리지만 현재 실내악 팀 PACE의 멤버로 연주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연주회에 앞서 기자를 만난 한 씨는 “와주셔서 감사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플루트를) 배웠다”며 “늦은 편인데 애 엄마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연주회를 한다”고 말했다.
한 씨는 1부에서는 모차르트의 작품을, 2부에서는 찬송가를 연주했다. 한 씨가 속한 팀인 PACE 팀의 7중주 연주가 15분간 진행됐고, 이어 하얀색 드레스를 입은 한 씨가 등장해 플루트를 연주했다.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D장조, KV136′ 연주를 시작으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 1번 G장조, K313′으로 1부 공연이 마무리되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나왔다.
마지막 곡은 한 씨가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 작성을 위해 연구 중인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명희 회장은 1부가 끝나고 2부 시작 전 퇴장했다.
이어 검은색 드레스로 환복한 한 씨는 2부 공연에서 찬송가를 연주했다. 한 씨는 프랑스 피아니스트인 ‘클로드 볼링’의 곡을 첼로, 피아노와 삼 중주로 구성해 연주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연주 후 한 씨는 3번가량 다시 나와 관객들에게 인사했고, 박수와 함성이 약 5분간 이어졌다.
이번 연주회에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나 전 의원은 “원래 조금 알고 지냈다”며 “(정 부회장과의 결혼 후) 다시 연주한다는 게 되게 어렵고 힘들었을 텐데 그런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인문학 프로그램 ‘신세계 지식향연’을 진행하며 인문학 및 클래식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신세계 지식향연’은 인문학 전문가와 클래식 연주자들을 불러 총 50개 대학에서 전국 공연을 이어가며 신세계그룹 채용 과정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20년 온라인으로 프로그램을 전환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