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마트가 3조4000억원에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한다. 이베이코리아와 신세계그룹 통합온라인몰 SSG닷컴의 합산 거래액은 25조원으로 쿠팡(21조원)을 제치고 네이버쇼핑(27조원)에 이은 2위 사업자가 된다.

이마트 별내점 전경. / 이마트 제공

24일 이마트(139480)는 미국 이베이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지분 매매에 대한 주요 계약조건에 합의했으며 한국은행에 제출한 외국환거래 관련 신고가 수리되는 경우 거래계약(purchase agreement)을 체결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서(letter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양사 간 합의 내용은 이마트가 특수목적회사(SPC)인 에메랄드에스피브이를 설립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4404억3000만원에 인수하는 내용이다. 거래가액은 본 계약 때 변경될 수 있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19.99%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남는다.

신세계그룹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 투입된 이번 인수합병(M&A)에는 정용진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정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인수전에서 반드시 이길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함께 본입찰에 참여한 롯데쇼핑에 비해 5000억원 이상 높은 금액을 매겼다.

당초 지난 3월 2500억원대 지분교환을 한 네이버와 함께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전자상거래 1위 사업자인 네이버가 참여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 대상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최종적으로는 이마트가 단독 인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마트는 이번 거래가 신세계그룹의 사업구조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과 디지털로 180도 전환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마트의 전체 거래액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15%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50%로 확대된다. 회사 측은 “언제 어디서나 모든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완전한 온·오프라인 생태계를 구축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번 인수로 거래액 기준 쿠팡을 제치고 국내 전자상거래 2위가 된다. 작년 기준 거래액은 네이버쇼핑이 27조원, 쿠팡 21조원, 이베이코리아 20조원 순이고 SSG닷컴은 3조9000억원이었다. 이베이코리아의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에 가입한 270만명의 고객과 40만명의 입점상인(셀러)을 확보하는 효과도 얻는다. 지난 20여년 간 연간 거래액 조(兆) 단위의 G마켓과 옥션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버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IT인력도 얻는다. 이베이코리아 전체 인력 900여명 중 IT인력은 3분의1이다.

이마트는 향후 4년 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물품 보관·포장·배송·재고 통합 관리 시설)에 집중 투자한다. 회사 측은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역량을 이베이코리아와 결합할 것”이라며 “이베이코리아의 대량 물량을 기반으로 풀필먼트 센터 가동률을 높여 투자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이사는 “이베이 인수는 온라인이 아니라 유통판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쇼핑(023530)과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쿠팡의 향후 대응전략도 주목할 만 하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 18일 사내망에 “향후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인수합병(M&A)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