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과도한 경쟁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끊임없는 자극, 좌절감과 패배감 등 수많은 부작용 속에서 인간이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9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3′의 제작발표회에서 ‘오징어게임의 전체적인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사회자 박경림의 질문에 황동혁 감독이 이같이 답했다. 이어 시즌 1에서는 자본주의 시장, 시즌 2에서는 양극화와 대립에 대한 풍자 메시지를 전한 데 이어 시즌 3에서는 “후기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 지속 가능한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시즌 1에서는 성기훈(이정재)이 게임을 우승하며 456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돈만 생기면 삶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처음과 달리, 게임 과정에서 살리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 성기훈은 시즌 2 게임에 다시 참가해 반란을 도모한다. 하지만, 결국 프론트맨에 의해 반란을 진압당하고, 친구 박정배(이서환)을 잃게 된다.
이번에 공개될 ‘오징어 게임 3′는 가장 친한 친구 박정배(이서환)를 잃는 비극에서 살아남은 기훈의 마지막 운명이 그려진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 3는 성기훈이 자신의 잘못에 대한 죄책감, 절망감 이런 것들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바닥을 딛고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고 했다.
특히, ‘오징어 게임 3′는 인간의 선함을 믿는 기훈과 인간을 불신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대결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황 감독은 “성기훈과 프론트맨이 시즌2의 첫 대화에서 나누는 ‘인간의 믿음’에 대한 논의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가 나온다”고 밝혔다.
시즌 3에서 새롭게 등장할 게임도 기대를 모은다. 예고편에는 시즌 1·2에서는 보지 못한 줄넘기용 긴 줄을 돌리는 거대한 영희 인형과 좁고 복잡한 골목길 미로가 공개되면서 기존에 보지 못한 게임이 펼쳐질 것을 예고했다. 또, ‘오징어 게임’의 상징적인 캐릭터인 영희와 함께 거대한 철수 인형도 등장한다.
황 감독은 “이미 알려진 것처럼 줄 돌아가는 게임, 미로같이 생긴 공간에서 참가자들이 조끼를 빨간색 파란색으로 나눠 입고 찾아다니는 게임이 등장한다”며 “여기에 숨바꼭질, 술래잡기, 경찰과 도둑 등 게임의 요소들이 조금씩 들어가 있는 새로운 게임이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작품을 집필하고 연출한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이 참석해 시즌3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우선 이정재 배우는 시즌 3의 성기훈에 대해 “시즌 1에서는 ‘이 게임을 멈추겠다’, 시즌 2에서는 ‘이 게임을 만든 사람들을 벌하겠다’는 마음으로 들어왔다면, 이번에는 이 게임장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이것을 행하게 되는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론트맨 역할을 맡은 이병헌 배우는 “프론트맨은 인간성을 믿으면서 이 모든 시스템을 망가뜨리고자 하는 기훈을 보면서 자기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우는 역할”이라며 “기승전결로 치면 결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굉장히 강렬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의 6년간 대장정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무엇이냐’는 사회자의 질문도 이어졌다. 이정재 배우는 “해외 팬분들을 만났을 때 각자 응원하는 캐릭터가 다르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며 “어떤 캐릭터는 사회적인 이슈, 어떤 캐릭터는 인간관계에 대한 감정적인 표현 등 캐릭터마다 특성이 잘 분배되어 있다”고 전했다.
황 감독은 마지막으로 “(오징어게임) 성공의 어떤 반짝임, 조명, 그런 것에 너무 취하지 않고 제가 이 과정을 6년 동안 거치면서 배운 관점이나 교훈들을 가슴에 새기고 다음 작품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새로운 작품을 구상 중이며, 시즌4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
총 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오징어 게임 3′는 6월 27일(금)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