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이하 SM) 소속 그룹 NCT WISH가 비자 승인 문제로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진행된 SM타운 콘서트에 불참했다.

이번 사태는 SM 측의 실수로 가수 태연의 일본 콘서트 ‘더 텐스(The Tense)’가 당일 취소된 지 한 달 만에 발생한 일이다.

업계는 SM의 잇따른 운영 차질이 팬들의 실망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엔시티 위시(NCT WISH). /뉴스1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일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NCT WISH가 비자 문제로 인해 ‘SM타운 라이브 2025 in L.A.’ 무대에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SM타운 라이브 2025 in L.A.’는 SM엔터테인먼트 창립 30주년 공연으로, 동방신기, 에스파, NCT 127 등이 참여한다.

SM은 “팬 여러분과 함께할 이번 무대를 위해 당사는 공연 참여를 위한 비자 승인을 받기 위해 서류 제출, 인터뷰 등 필요한 모든 절차를 성실히 진행했다”면서 “예상치 못한 승인 지연으로 인해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추후 배상에 대한 방안은 입장문에 담기지 않았다.

NCT WISH의 팬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팬은 소셜미디어 X에 “NCT 위시가 공연에 나온다고 해서 기대하고 예매했는데, 기본적인 것도 지키지 못해서 공연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하니 매우 화가 난다“고 밝혔다.

앞서 SM타운 콘서트 일정은 지난해 12월 3일 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위버스(Weverse)’를 통해 공지된 바 있다. 공연 당일로부터 약 6개월 전에 안내가 이루어진 만큼, 설령 비자 승인에 차질이 있었더라도 충분히 해결 가능한 기간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팬들은 추후 배상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NCT WISH의 팬이라고 밝힌 20대 이모씨는 “콘서트 가격이 20만원에 육박하는데, 전날 공지로 출연을 취소하는 게 어디 있냐”며 “팬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SM타운 콘서트 in L.A.’ 티켓의 최저가는 120달러(한화 약 16만8000원)이다. SM은 “아직 추후 보상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NCT 위시 콘서트 불참' 공지 전문. /X 캡처

SM의 콘서트의 갑작스러운 취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M은 지난달 19일부터 20일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태연의 도쿄 아리아케 공연 ‘더 텐스(The Tense)’를 ‘장비 미도착’을 이유로 당일 취소했다. SM은 당시 단문 메일 한 통을 통해 공연 취소 소식을 알려 팬들은 대부분 공연장에 도착해서야 취소 사실을 알게 됐다.

이로 인해 팬들이 입은 금전적 손해는 인당 수십만 원에 달한다. 티켓 가격 15만4000원을 비롯해 항공료, 숙박비, 교통비 등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상당하다. 이에 태연과 태연의 글로벌 팬 연합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SM 측의 책임 있는 설명과 보상을 촉구했고, 약 2주가 지난 뒤 SM은 공연 티켓 전액 환불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공연이 예정됐던 아리아케 아레나는 총수용 인원이 약 1만5000명에 달하는 대형 공연장이다. 만약 전 좌석이 판매됐고 1인당 15만4000원을 환불했다고 가정할 경우, 티켓 환불 비용만 약 23억1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SM의 잇따른 운영 차질이 팬의 신뢰도를 낮출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재희 서강대학교 미디어&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생태계에서 팬은 단순한 고객 그 이상의 존재”라며 “콘서트와 같은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충성도 높은 팬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이는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SM의 운영 차질이 부정적인 이슈는 맞지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SM의 올해 1분기 해외 콘서트 매출은 3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17%에 해당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