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2025년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뉴스가 중요할까? 실제 언론은 민주주의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20여 년의 경력을 가진 현직 기자가 한국 저널리즘의 본질과 현실, 고민과 과제를 솔직하게 풀어낸 책을 냈다. CBS 사회부장인 저자는 취재와 보도의 원칙, 사실과 진실 사이의 복잡한 경계, 주관적 인지 편향 등 저널리즘의 본질은 물론 언론사의 수익 모델이라는 불편한 현실까지 대화하듯 풀어낸다.
크게 6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취재 사례와 후일담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대중의 외면, 언론사의 수익성 하락, 기술의 공세는 한국 언론의 자화상을 드러낸다. 한국 특유의 ‘포털 저널리즘’이 가져온 ‘PV(조회수) 지상주의’의 병폐는 뼈 아프다.
언론인 작업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해 언론 지망생를 위한 실질적인 직무 이해도 돕는다. 언론에 대한 이해가 변화의 첫걸음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저널리즘 공동체를 향한 온기가 전해진다.
2024년 12월, 계엄이라는 ‘사상 초유’ 사건에서 저자가 다시 깨달은 것은 언론이 사실과 진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시민과 호흡해야 하며 그 과정이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데 적지 않은 힘이 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기자를 ‘기레기’로 불리는 참담한 현실 앞에서 자조를 넘어 언론계의 ‘플랜B’를 찾아 도전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저널리즘 리얼리즘’은 현실의 수동적 반영이 아닌, 현실에 대한 적극적 개입과 변화 의지를 나타낸다.
저자는 동료 기자들에게 “대중의 외면과 수익성 하락에 맞서기 위해서는 각자도생하기보다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언론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책임은 우리 스스로 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김정훈 지음|광문각출판미디어|272쪽|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