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대구iM뱅크PARK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5 대구FC와 강원FC의 경기 중 후반전 종료 직전 극적인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대구FC 2대 1 승리를 이끈 세징야가 기뻐하고 있다. /뉴스1

K리그가 시즌 초 흥행하고 프로야구도 시범경기부터 구름 관중을 동원한 가운데 은행들은 스포츠 마케팅을 내세운 재테크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애(가장 사랑하는)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때마다 통장 잔액도 두둑해지는 상품을 꼽아 봤다.

K리그 타이틀 스폰서인 하나은행은 매 시즌 ‘K리그 우승 적금’을 선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축구 팬들을 위한 요소로 적금의 우대금리 조건을 채웠다. 이 상품에 가입하려면 응원팀을 하나 골라야 하는데 해당 팀이 우승하면 연 1.00%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하나카드 축덕카드 이용자라면 이용 실적 10회를 채워 연 1.00%포인트 우대금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축덕카드는 K리그 및 FA컵 경기 입장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로 축구 팬들 사이에선 필수 카드로 꼽힌다.

또한 이 상품은 가입자가 응원하는 팀이 적금 통장 이름에 들어간다는 점도 특징이다. 예를 들어 가입자가 통장을 만들 때 강원FC를 응원팀으로 고르면 해당 적금 명칭은 ‘강원 우승 적금’이 된다. 가입자는 1부·2부 리그 소속 26개 구단 명칭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2.00%며 최대금리는 연 7.00%다. 올해 9월 30일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만기일은 내년 1월 11일로 고정이다.

그래픽=손민균

지방은행은 야구팬을 공략할 예·적금 상품을 마련했다. BNK부산은행은 롯데 자이언츠가 승리할 때마다 우대금리를 쌓아 주는 ‘롯데 자이언츠 승리기원 예·적금’을 출시할 예정이다. 예금의 경우 정규시즌 중 롯데가 70승 이상 성적을 거뒀다면 0.05%포인트, 80승 이상을 기록하면 0.10%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적금은 롯데가 스무 번씩 승리할 때마다 0.05%포인트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0.20%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지난 시즌 롯데의 정규시즌 성적은 144 경기 66승 4무 74패. 이 성적이 올해 똑같이 재현된다고 가정하면, 예금 가입자는 우대금리를 받지 못하지만 적금 가입자는 0.15%포인트 우대금리를 받는다.

또한 정규 시즌 중 롯데 홈경기가 있는 날 부산 사직야구장에 방문하고 이를 인증하면 1회당 0.05%포인트, 최대 0.10%포인트 우대금리를 챙길 수 있다. 해당 상품의 기본금리과 최대금리는 미정인 상태다. 부산은행은 이달 21일부터 상품 가입 신청을 받으며 준비된 한도가 소진되면 가입을 마감할 방침이다.

부산은행의 이 상품은 2007년 첫선을 보여 역사가 오래된 상품이다. 기존에는 ‘가을야구 정기 예·적금’이란 이름으로 롯데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면 우대금리를 더하는 상품이었다. 그러나 2018년부터 7년 연속으로 롯데가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일이 없어졌다. 이에 상품 첫 출시 후 18년이 지나 우대금리 조건을 포스트 시즌 진출이 아닌 승리 횟수로 변경한 웃픈(웃기면서 슬픈) 사연이 있다.

지난 9일 경기 수원시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프로야구 시범경기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를 찾은 관중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KBO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팀인 KIA 타이거즈의 팬이라면 광주은행이 좋은 선택지다. 광주은행은 ‘KIA 타이거즈 우승기원 예·적금’을 취급하고 있다. 이 상품들 역시 KIA의 한 해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달라진다.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연 0.05%포인트, 정규 시즌에서 우승하면 연 0.10%포인트, 한국시리즈 우승 시엔 연 0.10%포인트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예금 기본금리는 연 2.90%, 최대금리는 연 3.15%다. 적금 기본금리는 연 2.80%, 최대금리는 연 4.05%다. 두 상품은 올해 7월 30일까지 가입할 수 있다.